2023. 1. 29. 15:11ㆍ행복했던 독일 유학 성공과 실패의 기록
지난번에 코로나가 다가오고 있었다는 이야기로 끝이 났었죠! 하지만 오늘 글을 쓰려고 생각해보니 코로나 이전에도 많은 일이 있었네요. 특히 집구하기 대작전과 독일에서의 하루하루를 이야기 해 드리려 합니다. 코로나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코로나가 오면 우울하잖아요. 그럼 다시 옛 기억을 떠올려 독일에 처음 도착했을때로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는 정말 엄청난 용기를 내어 한국 생활을 청산하고 독일로 날아갔습니다. 집도 지인도 하나 없는 독일땅에 제가 먼저 들어가 집을 알아보고 2주 후 아내가 짐을 제가 구한 집으로 부친 후 따라오는 계획이었죠. 정말 무모하고 대단한 계획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하지 마세요. 물론 이렇게 해도 집을 구할 수 는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독일어를 현지인과 대화를 막힘없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하시거나, 운이 정말 좋으시거나 하시면 집을 바로 얻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한국인들이 그러하듯 문법과 작문은 잘 하지만 듣기와 말하기는 영 꽝이어서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또 내가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는 유치원생수준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유치원생이 집도 알아보고 각종 서류들도 처리하고 그러고 다녔던 거에요.

독일에 들어오자마자 이래저래 기차를 갈아타고 NRW주의 작은 도시 뮌스터로 들어왔습니다. 제가 영원히 살고 싶어하는 도시죠. 일달 H-ostel이라는 도심에 있는 가장 저렴한 도미토리를 구했습니다. 짐을 간단하게 풀고 구글 지도에 어학원이라고 표시된 곳들을 다 돌아 다녔죠. 말도 안 되는 말로 의사소통을 주고 받으며 시내에 있는 어학원들을 하나하나 비교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H-ostel에서의 생활은 정말 힘들었어요. 첫날에는 5인실을 혼자 써서 좋았고 둘째날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좀 재미있었던 부분은 도미토리가 여자방 남자방 따로 있지 않고 그냥 혼숙이라는 점 입니다. 물론 여자방 남자방 따로 있는 도미토리도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는 혼숙이었어요. 둘째날에는 할머니도 들어오시고, 다른 흑인 친구도 와서 함께 잘 지냈었습니다. 셋째날이 문제였는데요. 셋째날에 저를 제외한 4명이 모두 젊은 여자들이었어요. 들어보니 다른 도시에서 놀러왔다더군요. 새벽까지 술먹고 남자친구들 데려와서 같이 있고 하는데 저 혼자 뻘쭘하기도 하고 잠도 잘 수 없어서 밤새 로비에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들이 저에게 정말 많이 여기서 놀아도 괜찮냐고 그럼 너는 잘 수 없을 것이라고 의사를 물어봤습니다. 제가 한국인 특유의 '난 괜찮아'를 시전해서 스스로 곤란한 상황에 빠진 것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제가 '아니야! 그럴 수 없어!'라고만 했어도 그들은 다른 곳에 가서 놀았을 것입니다....
아! 한가지 에피소드가 더 있네요! 독일은 0층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하 1층 다음에 0층, 0층 다음이 1층 입니다. 그러니 한국으로 치면 2층이 독일에서는 1층인거에요. 충분히 숙지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가면 당황하죠... 게다가 엘리베이터가 있는데도 해석을 잘못하여(화재시에 사용하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은 것을 사용하지 마세요만 읽고....) 5층까지 짐을 들고 계단으로 올라갔더랬죠... 그런데 5층에 가니 제 방이 없는 것입니다!!! 네 실제로 5층은 한 층 더 올라갔어야 했죠. 한국으로 치면 6층이니까요. 그런데 당황해서 그 생각을 못하고 다시 캐리어와 짐을 들고 로비로 내려와(0층) 내 방이 없다고 하니, 직원이 친절히 안내 해 주더군요. 애초에 엘리베이터를 타면 0층부터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헛갈릴 일이 없었어요.... 여러분들도 독일 여행을 가시게 되면 꼭 0층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이렇게 우당탕탕 H-ostel 시절을 보내고 이제 '유겐트게스트하우스 아제' 라는 곳에 짐을 풀었습니다. 위의 사진속 건물이 게스트하우스 인데요. 이곳 또한 도미토리였지만 그래도 3인실어서 좀 좋았습니다. 또 남녀 방이 따로 되어 있어서 그나마 숨통이 좀 틔였지요. 이곳에서 일주일 넘게 머물면서 어학원을 찾고 집을 구하는 일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잘 되지 않아서 인트로사의 미미님께 도움을 받았죠.
두 집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월세가 좀 저렴한 편이지만 5년을 묶여 있어야 하는 집과 월세가 어마무시하게 비싸지만 언제든 나갈 수 있는 집을요. 저희는 기숙사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머물 집을 구했던 것이기 때문에 월세가 어마무시하게 비싸지만 바로 나갈 수 있는 집을 구했습니다. 보증금(Kaution)으로 3개월치 월세를 냈던 것 같은데 그 금액이 3000유로 였죠... 네 한 달 월세가 무려 1000유로였습니다. 한국돈으로 130만원이었죠. 말도 안되게 미친 가격이지만 당시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호텔에서 자는 것 보다는 저렴하니까요. 그리고 저희는 기숙사로 들어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휴가왔다 생각하고 기숙사 날 때 까지 머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집도 문제가 있었던것이 바로 입주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뭐 하나 깔끔하게 일이 풀리지 않는군요...
1달 후에나 입주가 가능한데 그러려면 저희가 1달간 살아야 할 숙소를 또 구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때 제가 100통 넘게 돌린 이메일에 답이 몇군데 있었습니다. 그 중 토마스 라는 친구가 집을 비우며 저희에게 저렴하게(400유로) 한 달간 집을 빌려줘서 그 곳에서 한 달을 살 수 있었습니다. 위태위태 하지만 어찌저찌 잘 넘기고 있지요? 독일 생활이 다 이랬습니다 ^*^ 위태위태 하지만 그때마다 사람들이 짠 하고 나타나 도와주고 어찌저찌 위기를 모면하고 생각해보니 참 복이 많았던 독일생활이었네요. 그럼 다음 시간에는 어학원 등록, 그 곳에서 만난 수많은 국적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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